핸드폰 액정이...

1.
맛이 갔습니다. 뭐 사실 맛간 지는 꽤 오래 되었습니다. 처음에는 검은 꽃이 보기 좋게 피더니 이내 얼룩으로 변하더군요. 그리고 얼룩이 조그맣게 변하면서 액정의 글자들이 보이지 않다가 보이다가 하더니, 이제는 어떤 방법을 동원해도 액정이 뜨지 않습니다. 4-5년 썼으니 오래도 사용했다 싶지만, 그래도 불과 4-5년만에 이렇게 고장나도 되는 거야, 하는 생각이 드는군요.

2.
액정이 보이지 않으니까 꽤 불편합니다. 우선 어디에서 걸려왔는지 확인할 수가 없습니다. 나같은 불량작가에게는 이게 메우 중요합니다. 출판사의 독촉 전화인지 아닌지 애당초 확인할 길이 없어지니 말입니다.
액정이 망가지면서 그 동안 내가 얼마나 머리가 굳어버렸는지 실감할 수 있었습니다. 예전에는 가족과 지인해서 스무 개 정도의 전번을 기억하고 있었지만 지금은 하나도 모르겠습니다. 모두 자동 입력을 시켜둔 탓이죠. (노래방 가서 자막없이 부를 수 있는 노래가 거의 없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어쨌든 그래서 전화걸기가 매우 힘들어졌고, 그렇게 전화를 걸지 않았더니 한달 요금이 3천원 내외가 나오더군요.(순수 통화비만).

3.
이렇게 전화 안쓸 바에야 아예 핸폰을 없애? 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그러기에는 이미 문명의 이기에 너무 물든 상태입니다. 어쨌든 새로운 핸폰을 하나 장만해야겠습니다.


4.
핸드폰이 들어온 이후 지금껏 모토롤라만 사용했더랬습니다. 무전기같은 핸폰부터 시작해서 (처음 스타텍이 나왔을 때는 두 달 월급 모아서 샀더랬죠. 그 기쁨이란 ㅜㅜ.) 지금의 핸폰까지, 네 종류의 모토롤라가 내 손을 거치고 사라졌습니다. 모토롤라 좋지 않다는 주위의 이야기들도 들려오지만 그래도 다른 기종으로 바꾸려니 왠지 서운하기도 하고 섭섭하기도 합니다.

5.
나이가 들면서 <핸폰이란 결국 전화기다>라는 뻔한 진실을 새삼 깨닫습니다. 핸폰을 바꾸려고 싸이트 돌아다니며 검색해봤지만 이건 모두가 핸폰이 아니더군요. ㅡㅡ;;; 가끔은 저 무전기만한, 오로지 받고 거는 기능만 있던 예전의 핸폰이 그리워집니다.

by 울부짖는백곰 | 2004/10/18 18:02 | 잡담 | 트랙백 | 덧글(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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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서산돼지 at 2004/10/18 21:43
e-book기능이 있는 스타택 2004가 쓸만합니다. 저도 모토롤라와 삼성을 왔다갔다하면서 쓰는데 모토롤라가 내구성과 메뉴면에서 좋더군요. 삼성은 디자인이 좀 앞선 것같구요. 번호변경도 가능하시다면 LG NS-1000을 추천합니다. 정가 93000원인데 옥션에서 2만원정도에 구매할 수 있읍니다. 바형이고 전화와 메시지수신이외 아무런 기능이 없고 무게가 60그램대인 것이 장점입니다.
Commented by 울부짖는백곰 at 2004/10/18 22:13
저 엘쥐폰은 용산 가니까 공짜로 주더군요.^^ 뭐 그에 따른 뭔가가 따로 있겠지만...
Commented by 초록불 at 2004/10/20 10:55
핸드폰이 있어서 다행인 사람입니다. 전 가끔 제 집 전화번호도 까먹거든요. 핸드폰이 없으면 전화걸 때마다 수첩을 꺼내야 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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