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곰 중국에 가다 2-2

1.
한국에도 몇십 년만의 폭설이 내렸다고 하는데 이곳 대련도 마찬가지다. 43년만의 폭설이라던가. 초등학교에는 휴교령이 내려지고 차들은 눈길에 막혀 오가지 않는다. 배달시켜 먹는 물도 차량이 올 수 없다고 해서 수돗물을 끓여먹기까지 했다.

이제 눈이 그치고 조금 날씨가 풀렸다. 그래도 춥다. 한국의 아파트에서는 반팔 티에 반바지를 입고 돌아다닐 정도로 훈훈한 온기 속에서 살았는데 이곳은 두꺼운 츄리닝에 점퍼패드를 입고 있어야 한다. 그래도 한기가 온 몸을 파고든다. 특히 내 방은... 담배연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창문을 열어놓는 경우가 많아서 더욱 싸늘하다. 등 뒤의 난치는 미지근하고 콘크리트 바닥의 차가운 기운은 청양고추처럼 매섭기만 하다. 이곳으로 오기 전, 지인들이 맨 처음 조언했던 게 옥돌매트였을만큼 이곳 난방의 열악함은 대단하다. 게다가 날씨도 심한 경우 영하 21도까지 내려가기도 한단다. 오오, 무시무시한 요동반도다.

2.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이곳에 올 때 컴퓨터 한 대를 더 장만했다. 용대운님이 조언해준 스팩(용대운님의 스팩인만큼 빵빵하다. 본체만 백만원이 넘는다. 젠장 ㅡㅡ;;) 을 동생녀석이 용산에 가서 맞춰왔다. 이사 전후 알다시피 나는 병원에 있었기 때문에 저 컴퓨터를 이곳 대련에 와서야 처음 볼 수 있었다. 처음 부팅하고 확인한 순간 황당했다. 이 컴은 하드 C와 플로피디스켓 A밖에 존재하지 않는다. 도대체 디비디 드라이버는 어디 간 거냐. 그리고 왜 본체의 디비디플레이어는 열리지도 않는 거냐. 컴맹에게 이런 컴퓨터를 던져준다면, 말 그대로 쓰지 말라고 하는 것과 다름 없는 이야기다. ㅡㅡ;;

3.
일주일동안 공짜로 인터넷을 사용한 후, 기술자가 와서 사용여부를 물었다. 반년은 500위안, 1년은 800위안이라네. 1년치 계약했다. 그리고 나서 두 대의 컴퓨터에 랜선(이곳에서는 콴따이라고 하는 것 같다)을 공유할 수 있느냐고 은근슬쩍 물었더니 공유기만 있으면 해 줄 수 있단다. 마침 한국에서 사 간 공유기가 있다. 공유기에 선을 꼽고 컴퓨터 조작 몇 번 하고 끝낸다. 이거 50위안을 줘, 100위안을 줘 하고 속으로 고민하는데 기술자가 먼저 말한다. 인건비 30위안이에요.

4.
어제부터 목발을 집어던지고 걷기 시작했다. 과할 정도로 절룩거리지만 그래도 목발을 사용하지 않으니 살 것 같다. 이제 허리 보조대만 벗으면 된다. 의사는 6개월 착용하라고 했는데, 보조대 가격이 아까워서라도 그렇게 사용해야 할 것 같다.


 



by 울부짖는백곰 | 2005/12/08 13:09 | 트랙백 | 덧글(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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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김현 at 2005/12/08 13:14
요즘같이 컴퓨터 가격이 떨어진 때 백만원이 넘는 스펙이라... 아찔하군요. (...) 한 2, 3년은 무리없이 쓰겠습니다요;
Commented by 듀란달 at 2005/12/08 21:00
DVD 플레이어의 내부 배선이 연결되지 않은 모양입니다. 뚜껑 열어서 연결만 하면 됩니다만... 주위의 조언을 받으시는 게 좋겠군요.
Commented by 울부짖는백곰 at 2005/12/09 17:04
김현/워낙 용대운님 취향이 고급이라... ㅡㅢ
듀란달/그럴 가능성이 높다는군요. 역시 주위의 도움을 받아야겠죠, 제가 직접 하는 것보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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