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보드

자고 일어난 사이에, 큰 애와 큰 애의 친구 녀석이 메이플스토리를 하다가 자판에 쥬스를 엎지르는 난감한 일이 발생했다. 내 키보드는 아론 키보드로 벌써 3년을 사용한 골동품이다. 당시 함께 구입했던 다른 작가들의 아론 키보드는 이미 본연의 임무를 마치고 삶을 마감한 지 오래지만, 아직도 이 녀석은 말짱 쌩쌩하기만 했는데... 저 쥬스 한 방으로 죽고 말았다. ㅡㅜ

생전 처음 키보드를 분해하여 물로 씻었다. 하지만 기계식은 물로 씻으면 안된다나, 젠장. 어쨌든 창고에 처박아두었던 삼성 키보드를 꺼내와 사용하는 중이다. 형편없다. ㅡㅜ 예전에는 어떻게 이 놈으로 글을 썼는지. 그래도 이걸로 한 때는 1년에 만여 장 이상의 원고지를 메운 적이 있었는데, 역시 사람은 습관에 좌우되고 환경에 맞춰 변한다.

마침 한수오에게 남는 세진 키보드가 하나 있단다. 새벽에 가지러 가기로 했다. 그 놈으로 글이 잘 되면 한수오, 무진장 배아파할 것이다. 남의 배 아프게 만들기 위해서라도 그 놈으로 열심히 일할 작정이다.

그나저나 저 아론 키보드 되살리는 방법은 없을까나. 한 삼사일 묵혔다가 다시 사용해보고, 그 때도 안된다면 버리라고 하던데. 아아, 불쌍한 키보드의 운명이다.

by 울부짖는백곰 | 2005/05/20 23:37 | 트랙백 | 덧글(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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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바비 at 2005/05/21 00:38
주스라니... 삼가 (_ _) 키보드에게 심심한 조의를 (...)
Commented by 울부짖는백곰 at 2005/05/21 00:43
흑흑.
Commented by manic at 2005/05/21 00:52
다음 세상에서 더 좋은 키보드로 태어날꺼예요. [ 틀려! ]
Commented by 초록불 at 2005/05/21 01:25
흠.. 난 기계식이 아무래도 마음에 들지 않던걸요. 좌백님 집에서 한번 두들겨 보았지만, 그 정도 소음이면 텔레비젼 소리가 제대로 안 들린다고요.
Commented by 김현 at 2005/05/21 03:50
아니, 쥬스라니. 키보드가 익사해 버렸군요 -_-; 저같은 경우엔 세진 기계식 키보드를 먼지 구덩이에 파묻어 질식사시킨 경험이 있습니다. (...) 청소하려고 한번 분해했다가 포기했지요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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